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 미국과 러시아, ‘신 냉전’이라 부를 만큼 대립이 심했어도 우주에서만은 달랐는데요. <br> <br>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나서는 미국과 오랫동안 지켜왔던 우주 협력 관계마저 끊겠다, 위협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 <세계를 보다> 권갑구 기자입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1998년 발사돼 우주인이 상시 거주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ISS. <br> <br>미국과 러시아를 주축으로 16개국이 참여한 다국적 프로젝트입니다.<br><br>지상 400km 상공에서 매일 지구 주위를 16바퀴 돌며 각종 연구 프로젝트도 진행됩니다. <br> <br>미국은 태양전지판으로 ISS에 전력을 공급해 생명 유지 장치 등을 가동시키고, 러시아는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의 엔진을 분사해 지구 중력에 끌려가는 ISS의 추락을 막습니다. <br> <br>정거장 지휘권도 양국이 번갈아 맡습니다. <br> <br>미국 우주인은 러시아어로 말하고, <br> <br>[토머스 마시번 / 미국 우주인(지난 4일)] <br>"정거장에서 안전하게 성공적으로 일하길 바라며, 머무는 동안 행운을 빕니다." <br> <br>러시아 우주인은 영어로 화답하는 정통도 이어가고 있습니다. <br> <br>[올레그 아르테미에프 / 러시아 우주인(지난 4일)] <br>"정거장의 열쇠를 넘겨줘 감사합니다. 우정에 감사합니다." <br> <br>특히 미국이 2011년 우주왕복선을 종료하면서 우주인 운송을 전담해온 것도 소유즈 로켓을 운영하는 러시아였습니다. <br> <br>그런데 최근 러시아가 이르면 내년 ISS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해버렸습니다. <br> <br>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가해진 각종 제재에 대한 반발입니다. <br><br>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 사장은 SNS를 통해 "ISS의 잔해가 러시아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"이라며 미국을 위협하기도 했습니다.<br> <br>2030년까지 연장 운영을 바랐던 미국은 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. <br> <br>[최기혁 /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과학연구팀 팀장] <br>"1년의 유예 기간이 있지만 (우주 공간의 분열은) 향후 인류의 국제 공동 우주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우려됩니다. <br> <br>ISS 탈퇴 선언 이후 러시아의 눈은 중국을 향하고 있습니다. <br><br>올해 말까지 ISS 3분의 1크기의 우주정거장 '톈궁'의 완성을 목표로 한 중국 프로젝트에 러시아가 참여 의사를 밝힌 겁니다.<br> <br>[존 후스 / 미 국방정보국 우주방위정보책임자] <br>"러시아, 중국은 우주를 현대전에서, 특히 서방에 맞서 이기기 위한 필수요소로 보고 있습니다. 자신들이 세계 지도자임을 증명하려는 거죠." <br><br>미-중, 미-러 대립과 중·러 밀착.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타난 신 냉전의 기류가 지상을 넘어 우주 공간까지 퍼지고 있습니다. <br> <br>세계를 보다 권갑구입니다. <br><br>영상취재 : 박연수 이준희 <br>영상편집 : 김지균<br /><br /><br />권갑구 기자 nine@donga.com